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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의 추억.

봉숭아꽃은 손톱에 물들이는 추억땜에 대부분 사람에게 순정 어린 추억으로 간직 된다고 본다.
그러나 내겐 아픈 추억.
용돈이란 기대도 못하니 화분을 사갈 돈도 없고, 부모님께 학교서 화분가져 오랬다며 말씀 드려 봤자 씨도 안먹힐 형편인(고등학교를 못보내 준다ㅈ하셔 몰래 입학원서를 써낸 나였음에)
그러니까 고등학교 2학년 쯤으로 기억한다.
학교에 외부 손님이 오시기로 되 있었는지 며칠 전부터 교실 안팍 청소와 환경정리를 한다고 담당선생님이 각자 집에서 화분 한개씩 가져오라 했다. 나는 뒷뜰에 분홍색 봉숭아가 제법 예쁘게 핀걸 화분에 옮겨 가져 갔다.
담당선생님으로 기억되는 그 선생님은 늘 까칠 한 수학샘
(담임 된적 없으니 걍 담당선생님으로만 기억한다)
내 화분을 보자 무슨 봉숭아를 화분에 심어 왔느냐며 비아냥 거리던 기억이 난다.
그 순간 어찌나 창피하고 화가 나고 자존심 상하든지 얼마 남지 않는 내 기억속에 뚜렷이 남아 있는 얼굴이다.

올들어 두번째 피어난 봉숭아 한송이를
추억하며 친구 한녀석이 단톡에 올려 놓았다.

이 봉숭아는 갑자기 45년전 내 아픈 곳을 건드린다.